어리석은 자
시 14편과 거의 똑같은 시편이 또하나있다. 시편 53편이다. 그런데 시편 14편의 내용이 신약성경에 그대로 반복되는 곳이 있다. 바울사도는 로마서 3:10~18로 인용하고 있다.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라는 신학자는 말한다. “하나님이 성경에 강조하신 것은 중요하다. 2번 강조하였다면 갑절로 중요ㅗ하다. 3번 강조하였다면 특별히 중요하다.”본 시편은 무신론의 오류, 무신론의 갈등, 무신론의 반증을 제시한다.
(1) 무신론의 오류(1~3)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다 치우쳐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
그들이 무신론을 주장하는 것은 그 마음이 부패하고, 사람들이 죄악 속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역사상 유신론에 대한 가장 거센 이론적 반발의 전기를 마련한 사람이 있다. ‘포이에르바흐’라는 독일 유물론 철학자 있다.
그가 말한다.
“신이 사람을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신을 만든 것이다. 모든 유신론의 근거는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신이 존재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신을 만든 것이다.”
심리학자는 이런 이론을 ‘투사’(projection)이라고 한다. 마음속의 생각으로 투사한 것이라는 것이다.
칼 행이라는 신학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사실, 유신론보다 무신론이 훨씬 더 심리적 투사이론을 반영한 것이다. ‘하나님이 있다’는 생각이 죄인들에게는 무척이나 거추장스러운 것이다. 악인들을 생각하여 보라. 그들에게 신이 존재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심판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무신론은 바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죄악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다.”
여기 어리석은 자는 지적인 능력을 결여한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어리석은 자는 고도로 지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 어리석은 자란 하나님의 지시를 받지 않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인생을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지혜문학에서 어리석음의 반대어는 ‘인자함’이다. 어리석은 자란 인자함을 결여한 자로 정의 된다.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사는 자는 ‘하나님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패역하며, 끔찍한 행위들’을 한다. 그리고 선을 행하지 아니한다.
2~4절은 궁극적으로 어리석은 자가 어떤 자인지 말해준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시고’ 인간의 행위를 아시는 하나님에 의해 결정된다. 인간의 눈에는 이 어리석은 자가 부유하고 능력이 많고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2) 무신론의 갈등(4~5)
죄악을 행하는 자는 다 무지하냐 그들이 떡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여호와를 부르지 아니하는도다. 그러나 거기서 그들은 두려워하고 두려워하였으니 하나님이 의인의 세대에 계심이로다.
4절 이하에서 무신론을 선택하면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하는 길을 걷게 된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뒤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의 낙서장에는 ‘아니, 신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를 인정하면 내가 죽을 것 같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스탈린, 히틀러 무신론의 망령에 사로잡혀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였다. 오늘 시편 기자는 말한다. “그들이 마치 떡 먹듯이 내 백성을 먹고 있다.”
(3) 무신론의 반증(6~7)
너희가 가난한 자의 계획을 부끄럽게 하나 오직 여호와는 그의 피난처가 되시도다. 이스라엘의 구원이 시온에서 나오기를 원하도다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포로된 곳에 돌이키실 때에 야곱이 즐거워하고 이스라엘이 기뻐하리로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 그 자체가 무신론의 반증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또한, 때때로 무신론자들에 의해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고, 힘겨워질 수 있지만, 그들은 오직 하나님을 의지한다.
로마시대 기독교 박해시, 크리스찬들은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사자 밥으로 몸을 찢기면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 행렬을 보며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남긴말이 있다.
“나는 나의 철학을 가지고 기독인들의 신앙을 부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저들의 삶과 저들의 죽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저들의 삶과 저들의 죽음으로 저들이 증언하고 있는 그리스도를 어떻게 부인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무신론에 대한 가장 큰 반증은 이론적 반증이 아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인생의 고난 핍박속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삶이 가장 강력한 반증이다.
명상에서 시작하여 비탄으로 변한 이 시는, 이제 구원에 대한 찬양을 기대하는 기도로 끝난다. 시인은 어리석은 자들의 행위와, 그들의 억압적인 어리석음으로부터 구원해 달라는 기도를 드린다. 시온산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과 함께 하심을 상징하는 곳이다. 이제 그 시온산에서 구원이 임할 것이다.
■참고도서
이동원 ‘시편강해 상(上)_ 새벽사슴의 노래’ 요단출판사
WBC ‘시편 상(上)주석’ ㈜임마누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