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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메시지

가정예배_마가복음 14장 5-6절_고귀한 낭비

 

 

 

 

 

 

 

 

 

 

제목: 고귀한 낭비

 

오늘 우리는 복음서에서 가장 폐부를 찌르는 사건들 중 하나를 목도한다. 적지 않은 재산 가치의 향유를 예수님 머리에 아낌없이 붓는 헌신과 믿음의 여인의 행동, 바로 다음 단락에 나오는 유다의 배신과 탐욕의 행위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룬다. 제자들이 쓸데없는 낭비요 손실이라고 본 그 행위는 실제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계속해서 그 가치가 전해질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행위였다.

제자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여인의 헌신적 섬김을 낭비로 간주하는 실책을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신다. 예수님은 먼저 그녀가 행한 일을 좋은 일이라고 선언하신다. 그 시점에 그녀가 그분의 몸에 기름을 부은 행동은 그분의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여인의 행동의 중요성은 마무리 선언으로 더욱 부각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9)”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마리아의 모습에서 진정한 예배에는 대가가 수반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값비싼 향유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하는 데 재빠른 그때나 지금의 사람들 눈에 비친 마리아의 행동은 터무니없는 바보짓을 한 것인 양 보인다.

하지만 예수님의 판단은 달랐다. “참견하지 마라.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느냐?”(14:6, 공동번역)

진품 가치와 모조 가치가 맞부딪친다는 점에서 예배는 싸움이다. 달리말해 우상과의 전투이다. ‘짐 윌리스는 말한다. “하나님을 예배할 때 모든 우상이 패퇴된다. 모든 거짓 예배는 참 예배의 빛 속에서 노출된다.” 신학자 마르바 던은 말한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이것은 분명히 고귀한 시간 낭비이다.”

우리 시대는 속도가 힘이고 시간이 돈인 시대이다. 주일 하루 더 일하면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 학생들은 남들 다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한가하게 예배하고 있으면 뒤처지지 않을까 조바심이 난다. 그러나 예배를 통해 우리는 속도와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선한 청지기임을 알게 된다. 찬양을 통해 우리 안의 두려움과 슬픔을 걷어낸다. 기도하는 동안 눈을 감아야 보이는 영안을 얻게 된다. 헌금을 통해 주인 노릇하는 돈의 권세와 싸우게 된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뜻을 발견하게 된다. 예배는 영적 싸움이다. 누가 무엇이 내 안의 주인이요 참된 가치인지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