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서
박재삼 시
진주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마리의
빛 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어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 남강 맑다 해도
오명가명
신새벽이나 달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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