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8편 / 하늘이여 찬양하라
우주는 거룩한 찬양으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우리에게 들을 귀가 없어 듣지 못할 뿐이다. 내 마음에 근심과 불평이 가득 차 있으면 우주의 찬양은 오히려 우주의 탄식으로 신음으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근심을 잠재우고 불평을 가라앉히고 폭퐁우 저 건너편에서 들리는 신비한 화음에 귀 기울여 보라.
해와 달이 노래하고 별들이 노래하는 합창 소리가 영혼을 울릴 때 조용히 무릎을 꿇고 창조주를 찬미하여 보라. 바닷가에 나아가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이며 창조주를 찬미하여 보라. 폭풍과 뇌성 번개가 우박과 함께 이 땅을 흔드는 밤에 창문을 열고 창조주 하나님을 소리높여 찬미하여 보라. 당신은 이제 만물 찬양대의 지휘자로 초대되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솔로이스트가 되어 노래를 시작할 때 하나님은 친히 귀를 기울이시며 그분 또한 할렐루야로 화답하신다. 잠시 후 당신 자신의 노래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거대한 우주의 가슴을 느끼거든 그냥 아-멘 하면 된다.
시편 148편 하늘이여 찬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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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하늘도 그를 찬양하며 하늘 위에 있는 물들도 그를 찬양할지어다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함은 그가 명령하시므로 지음을 받았음이로다 (시 148:4-5)
1/ 천상의 합창대가 드리는 찬양(1-6절)
[1] 할렐루야 하늘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며 높은 데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2] 그의 모든 천사여 찬양하며 모든 군대여 그를 찬양할지어다
[3] 해와 달아 그를 찬양하며 밝은 별들아 다 그를 찬양할지어다
[4] 하늘의 하늘도 그를 찬양하며 하늘 위에 있는 물들도 그를 찬양할지어다
[5]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함은 그가 명령하시므로 지음을 받았음이로다
[6] 그가 또 그것들을 영원히 세우시고 폐하지 못할 명령을 정하셨도다
2/ 세상의 합창대가 드리는 찬양(7-12절)
[7] 너희 용들과 바다여 땅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라
[8] 불과 우박과 눈과 안개와 그의 말씀을 따르는 광풍이며
[9] 산들과 모든 작은 산과 과수와 모든 백향목이며
[10] 짐승과 모든 가축과 기는 것과 나는 새며
[11] 세상의 왕들과 모든 백성들과 고관들과 땅의 모든 재판관들이며
[12] 총각과 처녀와 노인과 아이들아
3/ 구속함을 받은 합창대가 드리는 찬양(13-14절)
[13]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지어다 그의 이름이 홀로 높으시며
그의 영광이 땅과 하늘 위에 뛰어나심이로다
[14] 그가 그의 백성의 뿔을 높이셨으니
그는 모든 성도 곧 그를 가까이 하는 백성 이스라엘 자손의 찬양 받을 이시로다
할렐루야
시편의 절정인 다섯 편의 할렐루야 시편 중, 이 시편이 여기 배열된 이유는 반복된 찬양의 요청 범위를 더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모든 피조물로 그들의 창조주를 찬양하게 하라. 이 찬양 시편은 3연으로 이루어져 잇고, 각 연은 각기 상이한 집단을 향해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요청을 담고 있다. 찬양을 드릴 집단은 천상의 합창대(1-6절), 세상의 합창대(7-12절), 구속함을 받은 합창대(13-14절)이다.
시편 146-150편 모두 ‘할렐루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끝나며 독자들을 찬양의 자리로 초청한다. 그런데 이 시편들은 매우 주도면밀하게 배열되어 찬양의 주체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띤다. 즉 찬양의 주체가 개인(146편)에서 공동체(147편)로, 또 다시 모든 창조물(시148편)-영적인 존재를 포함한 여호와의 모든 창조물-에서 “호흡이 있는 자들”(시 150:6)로 확대된다. 특별히 시편 148편은 세상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주체가 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노래한다.
이토록 시편의 마지막 몇 편은 끊임없는 찬양으로 이어진다. 하늘과 천군 천사, 일월성신의 찬양이 있고 궁창과 거기 있는 물도 찬양한다. 바다와 땅, 불과 눈과 안개와 산과 거기 거하는 뭇 생명들이 하늘의 찬양에 화답하여 함께 찬양한다.
인간에게 외경(畏敬)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것들이 그분께 지은 바 된 것들이요, 그분의 명(命)에 의해 존재하고 따르는 것들이다. 그러니 인생이야 말할 나위 없으며 더욱이 그분의 신실한 백성들이라면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우러르며 돌아보면 이미 온 세상이 여여(如如)하게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며 하나님과 하나 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그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것이 있던가?
눈길은 어느새 나 자신으로 돌아온다. 모두들 나를 바라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젠 내가 찬양할 때요 응답할 때라고 말이다. 찬양과 감사가 거듭되면 그분의 이름만 남는다. 아름다운 찬송의 어귀도 그분의 은총에 대면 깜박이는 관솔불을 면하지 못한다. 그분만이, 그분의 영광만이 가득하다. 정녕 그 이름만으로 충분하다. ‘세상과 나는 간 곳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는 찬양이 알맞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모든 사람을 형제처럼 여기고 만물을 자신과 한 몸으로 여긴다. 그랬기에 프란체스코 성인이 태양을 형제라 불렀고 달을 자매라 칭하였으며 땅을 어머니라 불렀으니 성인은 마땅히 이 같은 흉금을 지닌다. 과연 참되신 하나님을 신실히 믿는 이는 이 같은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범신론의 허물에 빠지지 않는다. 만약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않으면서 하늘은 아버지요 땅은 어머니라 한다면 이는 지식에나 머물지 근본을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모든 창조물은 경배해야 한다. 시편 148편은 마치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가 풀무불에서 노래했던 위대한 찬양인 “세 사람의 노래”(Song of the Three)의 축소판 같다(이 노래는 구약 외역에서 다니엘서에 덧붙여진 부분으로 나온다). 이것이야말로 정말로 중요한 색심의 일부분이다. 즉 이 세 영웅은 느부갓네살이 세워 놓은 금 신상에 절하도록 명령받았지만, 창조주이신 유일한 하나님 한 분만을 경배하는 신실한 유대인이었던 그들은 이를 거부한 것이다. 그런데 우상숭배를 거부할 때,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일종의 이원론 뒤에 숨어 버린다. 물질세계가 마귀들의 소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보다 적절한 반응은 모든 창조세계가 서서히 그들을 만드신 창조주를 찬양하도록 그들을 부르는 것이다. “주님이 지으신 모든 것아, 주를 찬양할지어다!” 천사들과 다른 천상의 권세들, 그리고 창조세계를 이루는 요소, 곧 해와 달과 별과 다른 모든 것에 이르기까지 노래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 사람은 자신의 원래 히브리 이름을 사용하여 그들 자신도 이 명령 안에 포함시킨다.
“하나냐, 아사랴, 미사엘은 주님을 찬양할지로다. 주를 찬양하고 영원히 주를 높일지어다”(세 사람의 노래, 66절). 불길도 그들을 해할 수 없다. 악의 권세를 이기신 하나님의 승리는 이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창조물이 그분을 예배하도록 그들을 호출하는 것을 통해 성취된다. 그것이 바로 시편 148편이 갖는 영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