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말씀 묵상

시편 87편 시온성과 같은 교회

주님의 약속 2020. 9. 23. 20:32

 

 

 

1 저 거룩한 산에 주님의 집 있도다

2 야곱의 좋은 집들 아무리 많다 해도 주님 사랑 오롯이 시온이어라 시온의 성문이여 우아하고 아름답구나

3 ! 거룩하나 주님의 도성이여 그 영광 지극하기 그지 없도다!

4 애굽과 바빌론은 본디부터 내가 알고 블레셋과 두로, 구스까지도 결국은 다들 돌아오게 되리니 그들 모두 내게서 난 것으로 여기노라

5 잘 기르는 어미로 시온을 꼽나니 누구네 누구네 해도 다 그의 소생이니 그 복의 근원을 지존하신 분이시로다

6 주께서 가려 뽑은 거룩한 백성들 그 이름을 서책에 적으시나니 이 사람 저 사람 나뉜다 해도 그들들 또한 시온에서 났도다

7 아름다운 노래에 신명을 더하고 거문고 소리 더욱 크게 울려라 백성된 이들이여! 춤추고 노래하고 생명샘의 근원이 우리 고향이라.

(오경웅,'시편사색', 송대선 옮김, 꽃자리, 2019)

 

본 시편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읽을 수 있겠다. 하나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시온에 대한 찬미라는 첫 번째 주제를 따라 새김질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시온을 근원으로 하는 모든 것들이 끝내 돌아와 하나 될 것이라는 꿈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다. 본래 히브리 시는 전자에 중심이 놓여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소요, 사랑이 머무는 곳이 시온이다. 그러므로 시온의 영광을 노래하고 시온이 얼마나 귀중한 근원이요 좋은 어미인지 밝히려고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오경웅의 번역을 통해 후자의 의미도 더해진다. 세상에 나누어진 모든 이방민족들이 시온을 통해 돌아오리라는 꿈같은 노래이다.

 

1/ 하나님이 세우신 시온

[1] 그의 터전이 성산에 있음이여

[2] 여호와께서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시는도다

 

2/ 시온에 대한 영광스러운 일들

[3] 하나님의 성이여 너를 가리켜 영광스럽다 말하는도다 (셀라)

[4] 나는 라합과 바벨론이 나를 아는 자 중에 있다 말하리라

보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여 이것들도 거기서 났다 하리로다

[5] 시온에 대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 저 사람이 거기서 났다고 말하리니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리라 하는도다

[6] 여호와께서 민족들을 등록하실 때에는

그 수를 세시며 이 사람이 거기서 났다 하시리로다 (셀라)

 

3/ 온 백성의 근원인 시온의 찬양

[7] 노래하는 자와 뛰어 노는 자들이 말하기를

나의 모든 근원이 네게 있다 하리로다

 

 

단락구분

1-2절 하나님이 세우신 시온

3~6절 시온에 대한 영광스러운 일들

7절 온 백성의 근원인 시온을 찬양

 

 

전직 노예상으로 복음 설교자와 찬송가 작가가 된 존 뉴턴은 위대한 찬송시를 지었는데, “나같은 죄인 살리신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가장 사랑받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시온성과 같은 교회일 것이다. 이 웅장한 찬송의 첫행은 시온에 대한 찬양의 진술이 시편 873절에 근거한다.

원문대로 찬송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세상 쾌락이 시들고 그가 자랑하던 모든 허식과 자랑도 시들지만 굳건한 기쁨과 영원한 보배는 시온의 자녀들만 안다네.” 뉴턴은 이 세상의 일시적인 쾌락을 맛보았지만 결국 그의 입 안에는 쓰라린 맛만 남았다. 그는 시온의 기쁨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

시편 87편은 하나님의 성예루살렘, 시온을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의 대상으로, 또 그분의 왕국의 왕의 도시로서 영광스럽게 찬양하고 있다. 표제가 암시하듯이 이 시편은 고라의 후손들로 구성된 레위 성가대인 고라자손에 의해 기록되었다.

 

 

 

 

묵상 포인트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시온

 

하나님께서 거룩한 산 시온에 하나님의 성전과 시온성의 터전을 손수 세우셨고 당신의 보좌롤 두셨다48:2. 그렇기에 친히 선택하시고 돌보신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을 다른 모든 이스라엘 성들보다 사랑하신다. 누구든 하나님의 찬란한 영광이 비치고 주께서 임재하신 그곳을 영광스럽다고 노래하였다. 그 시온의 영광이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에 머물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영광스런 왕으로 모신 성도들의 공동체를 하나님의 도성으로 삼으신다. 따라서 교회가 세상 앞에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반영하고 복음의 능력과 가치를 드러내는 것은 화려한 건물이나 교세가 아니라.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여기 는 성도들을 통해서다.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는 이방인

 

하나님께서 이방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기 백성의 명부에 기록하시고 자기 백성임을 확증해주신다. 백성들도 노래하며 뛰면서 하나님의 백성 된 것을 즐거워한다. 이방인이던 우리도 그곳에 기록하시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우리도 다른 어떤 것보다 하늘의 시민권을 얻는 영광을 소중하게 여기는 성도가되자3201020.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되는 시온

 

시온이 회복되는 날 심판 받아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들을 포로로 잡고 있던 애굽라합과 바벨론, 블레셋, 두로, 구스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시온으로 모여들 것이다. 그들도 하나님을 알고 인정하고 그분께 예배하는 친밀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 하나님 백성의 권리와 특권을 누릴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새로 성전이 되어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막힌 담을 허시고 새 백성을 창조하여 모두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로 삼으심으로 이 말씀을 성취하셨다. 이 찬양대로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를 구주와 왕으로 보내 온 민족을 자기 백성으로 부르시는 그 나라시온를 세우셨다.

 

나의 모든 근원

 

근원을 아는 인생은 방황할 필요가 없다. 우리의 근원은 하나님이다. 하나님 안에서 삶의 근거와 이유를 발견하고 사는 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방황은 정체성의 혼란에서 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행동해야 하는가를 확신할 수 없다.

정찰을 나가는 군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돌아올 기지를 아는 것이다. 인생가운데는 그 기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 우리는 자기 기지를 시온 성산에 두고 사는 행복한 인생이다. 정찰의 여정에서 군인에게 중요한 것은 기지와 끊임없이 연락하는 일이다. 우리는 날마다 우리의 삶의 근원되신 하나님에게서 소명을 수행하는 지혜와 능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예배의 장은 나의 근원을 확인하며 근원과 터치하는 마당이다. 우리는 날마다 개인예배로 주님앞에 나와야 하고, 정기적으로 공적 예배를 통해 다른 성도들과 함께 함으로 거기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하여 평생에 우리 영혼이 그 분을 찬미하고 그분으로 인하여 춤추는 자가 되어야 한다.

 

 

거듭남이란 자신의 근원과 정체성을 부모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에서 발견하는 경험이다. 우리는 존재는 부모의 성적 결합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로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출생증명서나 주민등록증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예배자로 서 있어야 한다.

 

 

 

기도

저의 근원이 당신께 있음을 찬양합니다. 하나님! 당신은 저를 사랑으로 지으셨고,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기뻐하며 그 이름에 영광을 돌리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당신의 계획대로, 저의 말과 행동이 그 사랑을 반사하며 그 생명을 드러내게 해 주소서. 아멘.

 

 

본회퍼의 옥중고백 시

_ 나는 누구인가? (Who Am I ?)

 

나는 누구인가? 남들이 종종 내게 말하길 감방에서 걸어 나오는 내 모습이 어찌나 침착하고 활기차고 당당한지 마치 성에서 걸어 나오는 영주 같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남들이 종종 내게 말하길 간수하고 대화하는 내 모습이 어찌나 자유롭고 다정하고 분명한지 마치 내가 명령하는 것 같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남들이 또한 내게 말하길 불행한 나날을 견디는 내 모습이 어찌나 한결같고 미소 지으며 자연스런지 늘 승리하는 사람 같다고 한다. 나는 정말 남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나 자신이 알고 있는 나에 지나지 않는가?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하게 뭔가를 갈망하다 병이 들고 목 졸린 사람처럼 숨 쉬려고 버둥거리는 나 빛깔과 꽃들과 새소리를 갈망하고 부드러운 말과 인정에 목말라하며 사소한 모욕에도 분노를 일으키는 나 좋은 일을 학수고대하며 서성거리고 멀리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다가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 쓰는 일에 지쳐 멍 해 버린 나 이제 풀이 죽어 이별을 준비하는 나인데... 나는 누구인가? 이것이 나 인가? 저것이 나 인가? 오늘은 이런 사람이고 내일은 다른 사람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위선자이고 나 자신 앞에서는 경멸 할 수밖에 없는 가련한 약자인가? 내속에 남아있는 것은 거둔 승리 앞에서 도망가는 패잔병 같은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내가 누구인지 , 하나님! 당신은 아십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19446. 베르린 감옥에서- 디트히리 본회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