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69 편
정의로우신 하나님
●●●
여호와는 궁핍한 자의 소리를 들으시며
자기로 말미암아 갇힌 자를
멸시하지 아니하시나니
(시69:33)
시 69 편
[1]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들이 내 영혼에까지 흘러 들어왔나이다
[2] 나는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 물이 내게 넘치나이다 [3] 내가 부르짖음으로 피곤하여 나의 목이 마르며 나의 하나님을 바라서 나의 눈이 쇠하였나이다
[4]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나의 머리털보다 많고 부당하게 나의 원수가 되어 나를 끊으려 하는 자가 강하였으니 내가 빼앗지 아니한 것도 물어 주게 되었나이다
[5]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우매함을 아시오니 나의 죄가 주 앞에서 숨김이 없나이다
[6] 주 만군의 여호와여 주를 바라는 자들이 나를 인하여 수치를 당하게 하지 마옵소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를 찾는 자가 나로 말미암아 욕을 당하게 하지 마옵소서
[7] 내가 주를 위하여 비방을 받았사오니 수치가 나의 얼굴에 덮였나이다
[8] 내가 나의 형제에게는 객이 되고 나의 어머니의 자녀에게는 낯선 사람이 되었나이다
[9]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이 나를 삼키고 주를 비방하는 비방이 내게 미쳤나이다
[10] 내가 곡하고 금식하였더니 그것이 도리어 나의 욕이 되었으며
[11] 내가 굵은 베로 내 옷을 삼았더니 내가 그들의 말 거리가 되었나이다
[12] 성문에 앉은 자가 나를 비난하며 독주에 취한 무리가 나를 두고 노래하나이다
[13] 여호와여 나를 반기시는 때에 내가 주께 기도하오니 하나님이여 많은 인자와 구원의 진리로 내게 응답하소서
[14] 나를 수렁에서 건지사 빠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서와 깊은 물에서 건지소서
[15] 큰 물이 나를 휩쓸거나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웅덩이가 내 위에 덮쳐 그것의 입을 닫지 못하게 하소서
[16]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이 선하시오니 내게 응답하시며 주의 많은 긍휼에 따라 내게로 돌이키소서
[17] 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가 환난 중에 있사오니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18] 내 영혼에게 가까이하사 구원하시며 내 원수로 말미암아 나를 속량하소서
[19] 주께서 나의 비방과 수치와 능욕을 아시나이다 나의 대적자들이 다 주님 앞에 있나이다
[20] 비방이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근심이 충만하니 불쌍히 여길 자를 바라나 없고 긍휼히 여길 자를 바라나 찾지 못하였나이다
[21]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22] 그들의 밥상이 올무가 되게 하시며 그들의 평안이 덫이 되게 하소서
[23] 그들의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게 하시며 그들의 허리가 항상 떨리게 하소서
[24] 주의 분노를 그들의 위에 부으시며 주의 맹렬하신 노가 그들에게 미치게 하소서
[25] 그들의 거처가 황폐하게 하시며 그들의 장막에 사는 자가 없게 하소서
[26] 무릇 그들이 주께서 치신 자를 핍박하며 주께서 상하게 하신 자의 슬픔을 말하였사오니
[27] 그들의 죄악에 죄악을 더하사 주의 공의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소서
[28] 그들을 생명책에서 지우사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말게 하소서
[29] 오직 나는 가난하고 슬프오니 하나님이여 주의 구원으로 나를 높이소서
[30]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위대하시다 하리니
[31] 이것이 소 곧 뿔과 굽이 있는 황소를 드림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함이 될 것이라
[32] 곤고한 자가 이를 보고 기뻐하나니 하나님을 찾는 너희들아 너희 마음을 소생하게 할지어다
[33] 여호와는 궁핍한 자의 소리를 들으시며 자기로 말미암아 갇힌 자를 멸시하지 아니하시나니
[34] 천지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 바다와 그 중의 모든 생물도 그리할지로다
[35] 하나님이 시온을 구원하시고 유다 성읍들을 건설하시리니 무리가 거기에 살며 소유를 삼으리로다
[36] 그의 종들의 후손이 또한 이를 상속하고 그의 이름을 사랑하는 자가 그 중에 살리로다
하나님은 정의로우시나 세상이 너무 불의하다 느낄 때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그래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다. 마침내 불의한 세상 속에 공의를 행하실 그분을 믿고 찬양해야 한다. 그때 우리의 찬양은 믿음의 찬양이 된다. 이 세상 모든 불의한 것들의 공통된 특성이 있다. 그것은 불의함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의는 장수하나 불의는 단명한다.
세상이 불의하다고 느낄 때 우리가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기도하는 것이다. 날마다 우리의 짐을 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께 지금까지 행하신 일들이 불의한 일에 흔들리지 않고 더욱 견고해 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 때 우리의 기도는 우리를 구원하는 기도가 된다.
1/ 내가 깊은 수렁에 빠지며(1-3절)
시인은 서두를 이렇게 열고 있다.
[1]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들이 내 영혼에까지 흘러 들어왔나이다
[2] 나는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 물이 내게 넘치나이다
마음을 집중한 기도는 두 가지 점에서 분명하고 명확하다. 하나는 우리가 지금 절실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님은 하나님의 손 안에 그 해결책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기도를 통해, 도움을 바라는 우리의 필요와 구원해 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2/ 수치가 내 얼굴에 덮였나이다(4-8절)
[6] 주 만군의 여호와여 주를 바라는 자들이 나를 인하여 수치를 당하게 하지 마옵소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를 찾는 자가 나로 말미암아 욕을 당하게 하지 마옵소서
[7] 내가 주를 위하여 비방을 받았사오니 수치가 나의 얼굴에 덮였나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그리고 의(義)에 대해서도 오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로운 사람이 업신여김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당할 때도 있다.
3/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9-15절)
[9]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이 나를 삼키고 주를 비방하는 비방이 내게 미쳤나이다
종교에 대한 냉담한 세상 속에서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고독한 화산섬처럼 두드러져 보인다. 파도가 제방을 씻어내고 해안을 침식하려고 덤벼든다. 그러나 바다가 아무리 넓다 한들 하늘을 향해 분출하는 불길을 당해내지는 못한다.
예수님께서 성전청결을 할 때에 이 구절이 인용된다.
4/ 갈할 때에 건네준 식초(16-21절)
[19] 주께서 나의 비방과 수치와 능욕을 아시나이다 나의 대적자들이 다 주님 앞에 있나이다
[20] 비방이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근심이 충만하니 불쌍히 여길 자를 바라나 없고 긍휼히 여길 자를 바라나 찾지 못하였나이다
[21]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이 시편을 휘감고 있는 폭력과 거부, 수치심과 고통을 가장 농도 깊게 경험한 분 바로 예수님이시다. 갈보리의 십자가는 시편 69 편에 대한 진정한 해설이자 설명이다.
“오, 신비로 가득한 성육신이여! 오, 숭고한 자기 부인이여! 하나님이 시간의 고통을 지셨도다! 그분이 고난을 당하셨기에 우리는 인간적 실패에 대해 변망할 수 있도다.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고뇌를 겪으셨기에, 우리의 필요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계시도다”
(W.J. 스패로우 심슨, ‘예수의 십자가, 슬픔의 십자가’)
5/ 주의 분노를 저희 위에 부으소서(22-29절)
[24] 주의 분노를 그들의 위에 부으시며 주의 맹렬하신 노가 그들에게 미치게 하소서
여기 기록된 저주는, 우리가 분노할 때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귀 기울이시며 복수심으로 불타오를 때도 우리를 받아 주신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그렇다고 이 간구가 하나님께서 우리의 분노와 복수심을 이루어 주신다는 증거는 아니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못함이니다”(눅 23:34)
기도하신 예수님의 모범을 통해, 우리가 당하는 박해에 어떻게 대처할지 보여준다.
존귀하신 하나님, 원수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소서, 미워하는 사람에게 선을 베풀고 저주하는 사람을 축복하며, 욕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예수님을 좇아 아버지처럼 자비롭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6/ 너희 마음을 소생케 하라(30-36절)
[32] 곤고한 자가 이를 보고 기뻐하나니 하나님을 찾는 너희들아 너희 마음을 소생하게 할지어다
이 위대한 찬양의 노래는 극렬한 고통과 절망적 의심, 그리고 끝없는 깊은 거잘감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부른 것이다. 그런자는 누구나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을 긴급한 도우심과 부활로 경험하게 된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때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건너는 경우도 있지만, 냉혹한 책임감이나 기쁨없는 속박의 길로 걷지 않게하시고, 언제나 여호와의 집으로 인도하시는 길을 걷게 하시니 당신께 찬양을 올립니다.
이 시편은 고난을 해결해 주실 하나님의 행동을 구하는 강한 간구와 함께 화자가 하나님께 불행한 상황들과 고난들에 대한 불평을 제기하는 개인적인 탄식들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다. 시인은 자신이 저 세상의 심연의 망각 속으로 잠기기 전에 간절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대해 기도한다. 가족(9절)과 공동체(13절)가 하나님의 신실한 종이라고 주장하는(8, 18절) 기도자에게 대항하였다. 또한 성전을 향한 그의 경건(11-12절)과 열심(10절)이 거부되고 조롱과 비난거리가 되었다(11, 13절). 시인의 상황은 욥처럼 성문에 있는자들의 이야기거리요 주정뱅이들의 노래 주제가 되었다(욥 19장).
이 시편의 고난의 종의 기도는 23-29절의 원수들에 대한 격렬한 간구들을 포함하는데, 그 간구들은 시인에게 아주 못된 짓을 한 자들이 생명의 두루마리에서 제거되어 의인의 명단에 들지 않도록 해 달라는 요구로 종결된다(29절).
그러나, 변화된 분위기의 한 단락이 그 뒤를 따른다. 시인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며 다른 억압받고 낙담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일을 하라고 용기를 북돋운다. 33절이 핵심구절이다.
[33] 여호와는 궁핍한 자의 소리를 들으시며 자기로 말미암아 갇힌 자를 멸시하지 아니하시나니
이 시편의 마지막 두 절은 하나님이 시온을 구원하시고 유다의 성읍들을 재건하시며 거기에 거하는 자기 종들의 자손들의 공동체를 다시 세우실 것에 대한 확신을 표현한다.
마음에 품은 바가 바르고 지향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불의하고 불합리한 세상에서 번민할 수 밖에 없다. 외로운 번민하는 모습. 어처구니없는 세상에서 때로 굴욕을 당하고 수치를 겪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옮음을 저들 앞에서 주장하지 않는다. 주장한 들 들을 귀가 없다. 그렇기에 하나님께로 나간다. 하나님 앞에서 그 자신도 악한 저들과 다름없는 어리석은 인생 죄인임을 고백한다. 동시에 자신의 겪는 아픔을 아뢴다.
시인이 겪는 아픔을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받는 아픔이요, 손가락질이다. 그러니 아뢰는 모양이 격정적일 수 밖에 없다. 터져 나온다. 이렇게 터져 나오고 쏟아져 나온 빈자리, 그 고요함 속에 하나님이 임하신다. 울분과 사어가 다 드러난 다음에 고요, 그리고 하나님이 임하시는 평강이다. 하나님은 다 아신다. 이미 함께 하시고, 시인을 위로하신다. 기도는 아무것도 한 것없이 모든 것을 한 것과 같다.
_ 주약교회 김광영 목사